박영호 저 복있는사람 2023년 05월 25일 출간
“21세기 사회를 관통하는 12가지 키워드,
우리 시대 그리스도인에게 오늘을 묻다!”
― 주목받는 성서신학자, 설교자, 박영호 목사의 최신작
― 개인 적용 및 소그룹 모임을 위한 질문 수록
지도 없는 길을 걷고 있는 이 땅의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당신은 인생 여정에 신앙의 나침반을 갖고 있는가?
모든 그리스도인은 자기 시대의 고민을 가지고 말씀을 대합니다.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시 119:105)라고 시편 기자는 고백합니다. 말씀이 우리 길을 비추어 주지만, 손에 들고 가는 등불처럼 바로 내 앞 몇 걸음만 비출 뿐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한 진리이며 어디서나 빛이지만, 우리의 시야는 우리의 걸음에 매여 있습니다. 성경은 시대의 도전을 진지하게 직면하고 씨름했던 이들에게 언제나 새로운 빛을 비추어 주었습니다. 오늘의 교회가 지난 시대의 해석에 만족하고 있다면, 오늘의 문제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AI에서 힐링, 행복숭배, 엔터테인먼트, 포스트크리스텐덤까지,
21세기 사회를 관통하는 12가지 키워드
시대가 급변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지금 시대는 헤드라이트 없이 질주하는 자동차와 같습니다. AI 시대가 야기하는 온갖 윤리 문제, 금융자본이 주도하는 세계화 시대의 불안정성, 급속하게 벌어지는 빈부 격차, 코로나 팬데믹으로 더욱 가속화된 개인의 고립 등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대표적인 도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책 『시대를 읽다, 성경을 살다』는 우리가 시대의 도전을 안고, 그 고민을 가지고 성경을 볼 때 이전에 알지 못했던 진리를 발견할 것이라는 기대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의 영적 감각을 교란하는 시대의 자장(磁場)이 어떤 프레임으로 우리 신앙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분별하는 가운데 우리가 가야 할 길을 함께 탐지해 보자는 게 이 책의 의도입니다. 단지 성경 지식을 쌓는 차원에서 말씀을 듣고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목표를 재점검하고 시대의 흐름을 통찰하며 신앙의 나침반을 회복하자는 것입니다.
시대의 질문을 가지고 ‘지금 여기서’ 성경을 살아가다!
성경을 살기 시작하면, 나의 해석의 불완전함과 부적절함이라는 고민을 끊임없이 마주하게 됩니다. 그때 우리는 새로운 질문을 가지고 다시 성경을 펼쳐야 합니다. 저는 성경에 답이 있다고 믿습니다!
제가 이 책에서 제기한 성경 읽기가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현재진행형이어야 할 고민들에 관한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자는 초청장입니다. 그 대화가 보다 나은 질문과 대답, 더 깊고 풍성한 나눔을 촉발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현실에만 몰두하는 이들에게는 성경의 진리라는 차원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예전에 배운 교리의 확신에만 머물러 있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현실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무엇보다 오늘의 문제를 성경의 원리로 들여다보기 원하는 평신도들, 교회의 가르침과 설교가 현실의 문제와 어떻게 만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목회자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특징]
– 주목받는 성서신학자, 설교자, 박영호 목사의 최신작
– 21세기 사회를 관통하는 12가지 주제를 성경의 눈으로 들여다본다.
– 개인 적용 및 소그룹 모임을 위한 질문 수록
[독자 대상]
– 우리 시대의 구체적인 고민들을 성경의 원리로 들여다보기 원하는 평신도
– 교회의 가르침과 설교가 현실의 문제와 어떻게 만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목회자
– 소그룹 모임을 인도하는 리더, 교사, 목회자
목차
시작하는 말
1 모든 지도는 낡은 지도다
2 AI 시대의 영성
3 행복숭배 시대의 기쁨
4 긱 경제 시대의 자기경영
5 비정규직 800만 시대의 직장문화
6 힐링 시대의 신앙
7 혼밥 시대의 품위
8 엔터테인먼트 시대의 예배
9 피로 시대의 쉼
10 불안 시대의 위안
11 시민주권 시대의 참여
12 포스트크리스텐덤 시대의 선교
13 냉소 시대의 열정
나가는 말
본문 펼쳐보기
헤롯은 두려웠습니다. 세례 요한을 죽일 수 있는 권력이 자기 손에 있었지만, 그 두려움의 문제를 떨치지 못했습니다. 권력은 결코 두려움의 해결책이 되지 못합니다. 사람은 죽일 수 있어도 두려움마저 죽이지는 못합니다. 예수님이 대중의 주목을 받자 “세례 요한이 살아난 것 아니야?” 하고 걱정하는 모습에서 헤롯이 얼마나 큰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삶 가운데도 자신의 모순이 드러나는 시점이 있습니다. 부부 사이에 혹은 자녀들 앞에서 이런 순간이 올 수 있습니다. 그때 그저 얼버무리거나 억누르고 지나가는 것은 좋은 기회를 놓치는 일입니다. 자녀들을 위한다고 생각한 일이 오히려 짐을 지어 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가족들에게 좋은 시간을 마련해 주고 싶었는데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짜증을 부립니다. 머릿속에 그려 놓은 본래 목적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교회 사역을 하면서도 그럴 수 있습니다. 선한 동기로 시작했는데 자존심과 오기만 남을 수 있습니다. 나에게 있는 모순들이 드러날 때 우리가 어떻게 결단하는지가 중요합니다. (3장. 행복숭배 시대의 기쁨, p. 71-72)
20년이 넘는 시간이 흘러 다시 한국에 돌아온 지금 자문해 봅니다. ‘나는 여전히 그때와 같이 설교할 수 있을까?’ 솔직한 심정으로 자신이 없습니다. ‘좋은 대학이 인생의 유일한 목표인 양 자신을 몰아세우며 청소년 시기를 보내고 대학을 졸업했음에도, 학사모를 쓴 날 오후에도 공무원 시험 학원으로 달려가야 하는 젊은이들, 수십 통의 이력서를 쓰고 또 쓰지만 이 역시 “광탈”(광속탈락)할 것임을 알고 있는 취업준비생들에게 어떤 종류의 성실함을 요구할 수 있을까?’ ‘월급도 주지 않는 착취를 인턴이라는 제도로 합리화하는 파렴치한 기업에게조차 일방적 연모를 버리지 못하는 이들에게 “그저 주어진 일에 감사하고 충실하라”는 말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기껏 취업했지만 비정규직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의 마음은 성실히 일하라는 권면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을까?’ 이런저런 고민 가운데 그들에게 무언가를 전하려니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5. 비정규직 800만 시대의 직장문화, p. 101-102)
다윗이 처음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린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의 초반부를 살펴보면(삼상 17:12-40), 한 사람의 잠재력이 확인되고 성취되는 과정이 선연히 드러납니다. 다윗으로부터 얻는 교훈을 다음과 같이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평소에 주어진 일을 충실히 행하는 동시에 기회에 민감하라.” 주위를 보면 주어진 일을 성실히 잘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큰 꿈을 가지고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며 여기저기 다니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 두 요소가 모두 중요한데 둘 다 겸비한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다윗이 바로 그러한 사람, 곧 주어진 일을 충실히 행하는 동시에 기회에 민감한 사람이었습니다. (6. 힐링 시대의 신앙, p. 149)
무엇보다 내가 변해야 합니다. “예배가 좋다. 내 마음을 만진다”는 마음이 들었다면, 분명히 내가 순종하고 바뀌어야 할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설교를 들으며 보통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나 내 생각을 합리화하는 대목에서 “은혜 받았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은혜를 받았다면 이렇게 고백할 것입니다. “내가 틀렸구나.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구나.” 교회에 왜 옵니까? 나 혼자 잘살 수 있으면 교회에 올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필요가 없습니다. 내가 잘났으면, 내가 최고면, 예배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렇지 않으니까 예배하러 오는 것입니다. 카프카는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우리를 찌르고 상처를 줄 수 있는, 오직 그런 종류의 책만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예배야말로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다가오시는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8. 엔터테인먼트 시대의 예배, p. 191)
우리가 잘 아는 ‘코이노니아’ 역시 그리스 폴리스의 정치적 용어였습니다. 우리는 ‘교제’, ‘사귐’이라는 말로 알고 있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폴리스를 가리켜 ‘시민의 정치적 코이노니아’라고 했습니다. 정치적 ‘참여’라고 번역할 수 있습니다. 교제, 사귐, 경제적 나눔, 정치적 참여까지 포괄하는 이 단어를 교회론의 핵심에 사용함으로써 바울과 요한 같은 신약성경 기자들은 세상의 소망이 되는 공동체를 세워가는 소명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서로의 삶을 나누고 돌보며 경제적인 부분까지 포함하여 서로 돕고 보살핌으로써 우리는 진정한 공동체의 이상, 그리스의 정치적 공동체인 폴리스와 에클레시아가 목표로 하였으나 이루지 못한 이상을 교회를 통해 실현할 수 있다는 비전이었습니다. 고린도나 빌립보에서 수십 명이 모이는 조그마한 공동체에 인류를 위한 새로운 공동체의 비전을 기대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으로 보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이후 교회의 건강한 성장에서, 교회가 로마 사람들에게 보여준 흡인력에서, 마침내 로마제국조차도 그 활로를 교회의 모델에서 찾고자 했다는 점에서 초기 그리스도인들의 코이노니아 비전의 현실성은 증명되었습니다. 물론 그 구체적인 실현 과정에서 왜곡된 점이 있지만, 신약성경의 코이노니아는 여전히 우리가 돌아가야 할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노력의 출발점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11. 시민주권 시대의 참여, p. 281-282)
[저자 소개]
박영호(3)
‘에클레시아’(교회)를 주제로 한 논문으로 세계 신학계에 이름을 알린 성서신학자이자 목회자다. 부산대학교 영어영문과(B.A.)와 장로회신학교 신학대학원(M.Div., Th.M)을 졸업했다. 미국 예일 대학교 신학부에서 석사학위(S.T.M.)를, 시카고 대학교 인문학부에서 신약학과 초기 기독교문학 전공으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박사과정 중 시카고 약속의교회를 개척하여 10년 동안 목회했고, 2015년에 귀국하여 한일장신대학교에서 4년 동안 신약학을 가르쳤다. 현재 포항제일교회(www.pohangcheil.org)를 담임하고 있으며,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 원장으로 섬기고 있다. 그 밖에 코스타를 비롯한 국내외 집회의 강사로 활동하며, 특별히 목회자와 신학생들에게 성경을 가르치고 성경의 눈으로 시대를 읽는 일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 『다시 만나는 교회』(복 있는 사람), 『우리가 몰랐던 1세기 교회』(IVP), 『쾌청 신약』(두란노), 『빌립보서』(홍성사), 『성경을 보는 눈』(성서유니온, 공저) 등이 있으며, 박사학위 논문이 독일과 한국에서 Paul’s Ekklesia as a Civic Assembly(Mohr Siebeck), 『에클레시아』(새물결플러스)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